복사촬영
카메라를 잘 활용하면 그림이나 사진, 포스터 도면 등 사진으로 찍어 보관해둘만한 것들이 많습니다. 특히 온라인 경로로 이력서의 사진이나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제출하기 위해 스캐너를 이용해 사진이나 기타 자료를 읽어 들인 경험이 한 두 번 쯤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스캐너가 없거나 스캐너를 사용하지 못하는 자료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커다란 인쇄물이나 굴곡진 판화같은 질감을 표현해야 하는 경우에는 스캐너 대신 카메라로 직접 촬영하여 복사물을 만들어 냅니다. 이렇게 카메라로 사진을 찍듯 복사할 내용을 수직과 수평, 거리, 노출 등을 정확하게 맞춰 찍는 것을 복사촬영이라고 합니다. 있는 그대로 촬영하면 되므로 간단하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복사촬영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습니다. 아니, 복사촬영 자체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특히 회화 작품과 같은 포트폴리오를 만들 경우 복사촬영이 쉽지 않기 때문에 복사촬영만을 전문으로 하는 스튜디오가 있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복사촬영은 높은 정밀도와 많은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복사촬영은 보통 전문 스튜디오에 가서 촬영을 하면 컷당 3~5만원 정도를 부담하게 됩니다. 여기서는 이러한 비용을 줄이고 자신이 직접 만들 수 있는 복사촬영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복사대를 사용한 복사촬영>
필름 카메라에서는 복사 촬영 용도로 SLR카메라와 같이 시차가 없고 접사링이나 클로즈업 렌즈를 끼워 그 효과를 바로 볼 수 있는 카메라가 적합합니다. 하지만 액정 모니터를 통해 피사체를 보는 디지탈 카메라 역시 대부분 시야율이 100%이므로 복사촬영에 효과적으로 활용 가능합니다. 본 강좌에서는 DSLR 카메라를 기준으로 진행하고자 합니다.
SLR 카메라의 표준렌즈(50mm)는 가장 가까이 찍을 수 있는 거리가 45~60cm이므로 도화지 정도의 복사물은 다른 악세서리 없이도 촬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그만 잡지 같은 경우에는 클로즈 업(매크로) 렌즈 혹은 중간 링, 클로즈 업 필터 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실제 촬영할 때는 장시간 노출에도 진동이 없도록 삼각대나 복사대에 카메라를 고정시키고 복사물은 될 수 있는 한 카메라와 같은 받침대 위에 올려놓아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카메라의 흔들림을 줄이기 위해 케이블 릴리즈나 무선 리모콘 같은 장비가 있다면 더욱 좋습니다. 복사물의 표면이 조금이라도 고르지 않거나 비틀어지면 그 부분은 흐려져서 선명하지 못하므로, 신경써서 카메라와 평행하게 되도록 놓아야 합니다.
카메라와 복사물이 평행한지를 알기 위해서는 수평계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평계는 복사촬영시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대부분의 삼각대에는 수평계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물방울을 가운데 두어 평행을 맞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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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방울을 동그란 원 안에 두어 평행을 맞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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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물이 작은 것은 복사대를 설치하거나 벽에 부착하여 촬영합니다. 복사대에 맞지 않는 큰 사진은 작은 것과 마찬가지로 벽에 부착하여 촬영합니다. 카메라를 설치할 때에는 복사할 책이나 사물들을 카메라와 평행을 이루도록 설치합니다. 만약 너무 어두워 조명이 필요할 경우라면 조명은 양쪽 옆에서 45˚로 비출 수 있도록 동일한 밝기의 조명등 두 개를 설치하며, 조명등은 오래 사용하면 광량이 약해지거나 색이 변하므로 사용 기간이 같은 것을 사용 하도록 합니다.
플래쉬와 같은 경우라면 반사여부를 점검해야 합니다. 이때 복사물을 평행하게 하기위해 유리판 등을 복사물에 올려놓아도 되며 복사물의 표면이 반사될 때는 조명을 조절하여 반사광이 카메라에 입사되지 않도록 조정합니다. 편광필터를 사용하여 촬영해도 무방합니다.
<벽에 부착하여 촬영하는 모습>
카메라의 렌즈를 선택할 때에도 광각계 렌즈를 선택하면 렌즈 특성상 왜곡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광각계열의 렌즈는 복사촬영시 적합하지 못합니다. 방 안 창가에서 복사를 하면 편광선이 되어 조명이 고르지 않고,밖에 나가면 반사를 일으키므로 별도 조명 밑에서 찍는 것이 좋습니다. 조명을 사용할 때에는 밝기가 같은 조명이 같은 각도로 좌우 또는 네 귀퉁이에서 골고루 비추도록 합니다.
 <복사촬영시 광량이 동일한 조명의 위치>
 <복사촬영시 광량이 다른 조명(좌측은 약한 광량, 우측은 강한 광량)의 위치>
광량이 다른 조명일 경우에는 채광을 고르게 하기 위해 복사물의 중앙에 짤막한 막대기를 세우고 좌우로 지는 그림자의 농도를 봐서 전등의 위치를 조절하면 됩니다.(물론 반사광 노출계로 이쪽 저쪽을 잰 후 고른 노출값을 도출해도 좋습니다.)
표면에 윤이 있어 반사가 심한 복사물은 전구 앞에 거즈를 대면 부드럽고 반사없는 빛을 조명할 수 있습니다. 두꺼운 책을 복사할 때는 좌우에서 오는 빛으로 책 중앙에 철한 곳이 어두워져서 보기 싫으므로 조명이 고르도록 라이트를 조절하여야 합니다. (천장에 있는 형광등과 같은 조명 또한 코팅된 종이에 비춰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코팅된 종이에 잘못된 조명을 사용한 예>
 <코팅된 종이에 올바른 조명을 사용한 예>
거무스레하게 때가 묻었거나 노랗게 바래 버린 옛 서화나 벽화를 찍을 때에는 일반 필름에 강조용 컬러필터를 겸용하는 예가 많습니다. 즉, Y3나 O2, 때에 따라서는 R1과 같은 필터를 쓰면 약간의 더러움이나 노란 얼룩도 없어져서, 밝고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복사할 때에는 f11~22정도로 조리개를 조여주고 노출을 오래 주는 편이 좋습니다. 연사나 플래쉬 촬영을 할 수 없는 어두운 절과 같은 공간에서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장시간 노출을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밖에 손으로 들고 복사촬영이 가능한 셔터 스피드는 약 1/60초에서 1/125초가 적당합니다.
표면에 질감이 있는 천과 같은 복사물은 측면으로부터 조명을 주어 촬영하면 질감을 효과적으로 살릴 수 있습니다. 복사 촬영을 할 때에는 그 대상의 색감이나 질감, 크기에 따라 조명이나 렌즈의 초점거리등 여러 가지 변화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합니다.
이처럼 디지탈 카메라를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다면, 고도의 노하우가 집역되는 복사촬영도 자신의 카메라와 장비들로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얻으실 수 있을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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