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의 삶도 가지가지이다
노선(老仙)이 있는가하면, 노학(老鶴)이 있고
노동(老童)이 있는가하면, 노옹(老翁)이 있고
노광(老狂)이 있는가하면, 노고(老孤)도 있고
노궁(老窮)이 있는가하면, 노추(老醜)도 있다.
노 선(老仙)
늙어 가면서 신선처럼 사는사람 이다.
이들은 사랑도 미움도 놓아 버렸다.
성냄도 탐욕도 벗어 버렸다.
선도 악도 털어 버렸다.
삶에 아무런 걸림이 없다.
노 학(老鶴)
늙어서 학처럼사는것이다.
이들은 심신이 건강하고 여유가 있어
나라 안팎을 수시로 돌아 다니며
산천경계를 유람한다.
그러면서도 검소하여 천박하질 않다.
노 동(老童)
늙어서 동심으로 돌아가 청소년 처럼 사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대학의 평생 교육원이나
학원, 아니면 서원이나 노인 대학에
적을 걸어두고 못다한 공부를 한다.
노 옹(老翁)
문자 그대로 늙은이로 사는 사람이다.
집에서 손주들이나 봐주고 텅 빈집이나 지켜준다.
어쩌다 동네 노인정에 나가서
노인들과 화투나 치고 장기를 두기도 한다.
형편만 되면 따로 나와 살아야지 하는 생각이
늘 머리 속에 맴돈다.
노 광(老狂)
미친사람처럼 사는 노인이다.
감투 욕심은 많아서 온갖 장을 도맡아 한다.
돈이 생기는 곳이라면 최면 불구하고
파리처럼 달라 붙는다.
권력의 끄나풀 이라도 잡아 보려고
늙은 몸을 이끌고
끊임없이 여기 저기 기웃거린다.
노 고(老孤)
늙어가면서 아내를 잃고
외로운 삶을 보내는사람이다.
노 궁(老窮)
늙어서 수중에 돈 한푼 없는 사람이다.
아침 한술 뜨고 나면 집을 나와야 한다.
갈곳이라면 공원 광장 뿐이다.
점심은 무료 급식소 에서 해결한다.
석양이 되면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돌려
집으로 들어간다.
며느리 눈치 슬슬보며 밥술좀 떠 넣고
골방에 들어가 한숨잔다.
노 추(老醜)
늙어서 추한 모습으로 사는사람이다.
어쩌다 불치의 병을 얻어
다른 사람 도움 없이는 한시도 살수없는
못 죽어 생존하는 가련한 노인이다.
인생은 자기가 스스로 써온 시나리오에 따라
자신이 연출하는 자작극 이라할까,
나는 여태껏 어떤 내용의 각본을 창작해 왔을까,
이젠 고쳐 쓸 수가 없다.
희극이 되든 비극이되든 아니면 해피 앤딩이건
미소 지으며 각본대로 열심히 연출 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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